"주사제 제외에 따른 누수현상, 의약사가 차단해야"
오옥희 퍼스트디스 대표, 개정 DUR 리스크 지적
DUR 시행지침에서 주사제가 제외된 것과 관련 전문가 사이에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래환자에게 주사제처방이 빈번한 국내 의료상황에서 주사제를 제외하자는 것은 위험성을 알고도 외면하는 무책임한 행정편의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제도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도 처방과 조제를 책임지는 의약사의 철저한 약제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의약정보컨텐츠기업 퍼스트디스의 오옥희 대표는 11일 "외래환자에게 주사제를 처방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면 (주사제의 DUR제외가)적용될 수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는 "외래환자가 항생제나 진통제, NSAID제 주사를 맞고 경구약 처방을 받는 경우가 있다"며 "DUR 점검에서 제외한다면 경구제 항생제와 주사제 항생제의 중복을 점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상급 종합병원의 주사제 처방률은 2.5%에 불과하지만, 동네 의원은 24%에 이른다.
주사제 처방률 연도별 추이(단위 %, 자료 심평원)
환자가 동네 의원을 10번 방문했을 때 그 중 2.5번은 주사제처방이 나오는 셈이다.
또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 실태을 보면 외래환자의 주사제 항생제 사용량과 경구제 사용량 비율은 약 1:9로 여전히 외래환자에게 항생제 주사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정부의 주사제 제외 조치는 약제 사전 점검에 한계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현 복지부 고시에도 포함된 케토롤락주사와 경구용NSAID 제제와의 병용투약 시 상호작용으로 인해 비스테로이드 소염제의 부작용이 증가한다.
또 고시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생백신제제(BCG, Typhoid 등)와 항생제의 병용투여는 백신의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어 항생제투여가 끝난 후 백신을 접종토록 하고 있다.
인슐린은 일부 고지혈증약이나 일부 퀴놀론계열 항생제와의 병용 시 심한 저혈당 또는 고혈당 증세를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들어간 약은 반드시 조제 투약 전 약사가 사전 점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따라서 오 대표는 정부가 부득이 주사제를 제외한다면 의약사가 그에 따른 누수현상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사를 맞은 외래환자 처방전에 주사제 이름이 기록돼야 하고, 약국에서는 약국 내 청구프로그램에 탑제된 Instore DUR시스템 혹은 허가사항등을 통해 주사제의 약효 지속시간이 지난 후 경구제를 복용할 수 있도록 상세한 복약지도가 함께 이루어 져야한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1주에 한번맞는 주사제, 2주에 한번 맞는 지속형 주사제들은 더욱 주의해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며 "다른 보완책이 없이 단순하게 DUR 대상약물을 투여경로별로 나눠 시행한다면 DUR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